[워킹맘 다이어리] 육아와 가사-남편도 써포터가 아닌 주전선수!
[워킹맘 다이어리] 육아와 가사-남편도 써포터가 아닌 주전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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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직장생활하는게 오히려 하루종일 남편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것 보다 훨씬 즐거운 삶이었다. 여자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직장 생활을 그만두는 일도 더러있지만, 왠만해서는 아이가 생기기전까지 맞벌이를 하는게 경제적 측면에서도 조금더 여유롭기도 하고, 부부 각자의 생활에 있어서도 서로 정신건강에 좋다는게 나의 개인적 생각~~ 하.지.만이건 어디까지나 아이가 생기기전까지~~이고, 일단 아이를 출산하고 난후 맞벌이를 하게되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첫아이를 낳고 육아휴직 1년후 복직한 직후~~ 난 남편과 다툴 일이 그렇게 많아질 줄 몰랐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 맞벌이를 할때는 가사를 적당히 서로 반반 맡아서 했는데, 첫아이 출산후 출산휴가와 연이은 육아휴직으로 내가 출근하지않고 아이를 보며 집에 있다보니 어느 순간 나 스스로도 그렇고, 남편도 가사와 육아를 내 몫으로 여기게 됐다. 남편이 퇴근하고 오면 아이와 즐겁게 놀다 잠만 잘 수 있도록, 남편 퇴근전에 청소,빨래,저녁식사준비까지 다 마쳐놓고 남편이 퇴근하면 저녁을 먹은 후 유일하게 남편 몫으로 남겨둔 '아이목욕' 이 이뤄질동안 나는 저녁먹은 설거지를 하고 남은 집안 일을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드는게 아주~ 당연한 일상이었다. 이렇게 당연하던 일상이 내가 복직후에 남편과 나 사이에 그렇게 많은 갈등이 될 줄 몰랐더랬다. 복직후 얼마를 버느냐 금전적 수치를 떠나서 나도 이젠 출근하게 되니 아침에 내 출근준비에, 아침 식사에, 잠든 아이에게 옷을 입혀 현관을 나서는 것도 버거운 일인데, 남편은 여전히 본인 준비만하고 나보다 출근시간이 한시간 빠르다는 이유로 몸만 쏙~ 빠져나갔다. 퇴근 길.. 하루종일 업무에 시달려 고단하지만 그래도 에너지를 다시 끌어모아서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켜서 집에 오자마자 저녁준비에, 설거지에, 빨래에 짧은 저녁시간 워킹맘인 나는 동동거리는데 남편은 내가 차려준 밥을 먹고, 아이 씻기는것 하나만으로도 꽤나 큰 일을 도와주는냥~ 인심 쓰듯 "워니는 내가 씻겨줄게~" 란다... 그리고 나는 설거지하고, 쓰레기 분리수거하고, 빨래 돌려서 빨래널고 할동안 남편은 TV를 보고 남편은 그 옆에서 아이는 블록놀이를 혼자하곤 있다.육아휴직후 복직한 처음엔 나도 바뀐 모든 상황에 적응하느라 경황이 없었지만....차츰 직장에도 적응을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내가 씻겨줄게~~~" 라는 말도 거슬리기 시작했다. '뭐지? 나도 밖에 나가있는 시간은 남편과 똑같은데, 집에 돌아와서 집안 일도 아이 케어도 모두가 내몫은데 남편이 마치 선심써서 도와주는듯 생색내는 이 상황...' 나는 버럭~ 했다."자~!!! 여보! 나 할말이 있는데, 똑똑히 들어. 내가 당신보다 돈을 적게 번다고해도 나도 출근해서 퇴근할때까지 이런저런 업무에 시달리고 밖에 나가있는 시간은 똑같애. 퇴근후 내가 저녁식사 준비하면 당신은 세탁기 돌려~ 내가 설거지하면 당신은 TV보며 워니 혼자 놀게 하지말고, 워니 책읽어줘. 내가 빨래 돌려서 널면 당신은 쓰레기 분리수거해. 내가 가사, 육아를 할 동안 당신도 똑같이해. 그리고 집안 일 다 마친후 같이 쉬는거야... 육아와 가사에서 내가 주전이고 당신이 써포트이던 건 내가 휴직중에만이었어. 이제 내가 다시 일을 시작해서 나도 경제적으로도 당신과 같이 전방에서 뛰는 공격수가 되는거고, 육아,가사에서 나도 당신도 똑같이 주전선수야.!!!! 알겠지??? "나의 속사포 랩 잔소리 공격에 남편은 처음에 어리둥절해서 알겠노라~~ 대답만하고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지 않았더랬다. 집안일은 내가 꼭! 말해야만~ 말하는 것만 딱! 그것만 했다. 설거지를 말하면 그릇 설거지만 할 뿐~~ 싱크대 주변은 물천지로 남겨두고 자리를 뜨고(헹주로 한번만 훔치면 될것인데..왜 그 마무리를 못 하는건지~~~) 여튼, 그렇게 아이가 생긴후 나의 1년간 육아휴직이 끝난 시점부터 남편과 나는 더 이상 금슬좋은 부부가 아니라 매사에 잔소리가 난무하는 워킹맘( = 그런 잔소리쟁이)을 아내로 둔 답답한 남편으로 캐릭터 변경이 되어있었다.난 나름 지적이고,우아한 여자였고 남편은 사람좋은 훈남이었는데 아이를 낳아 기르며 맞벌이를 하다보니 난 잔소리쟁이, 남편은 답답이가 될 줄 정말 꿈에도 몰랐더랬다. 첫째 아이를 키우며 우리 부부는 각자 우리 캐릭터의 변화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크코, 작은 다툼들이 있었고 이런 다툼은 아이가 생긴후 나름 맞벌이 부부의 육아, 가사의 "조율" 과정이었고 다년간의 조율과정을 거쳐 이제 어느정도 호흡이 맞을 즈음~~ 나는 둘째를 출산했고, 이번엔 첫째 출산때보다 세배는 더 길게 육아휴직을 했었다. 그러다보니 아이를 둔 맞벌이부부로써 조율해놨던 남편과 나의 육아와 가사 패턴이 3년동안 다 엉망이 되었고 긴 휴직을 마치고 복직한후 또다시 티켝태격 남편과 한동안 육아와 가사에서의 맞벌이 부부의 역할 "조율" 이 이루어졌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온 3개월간 전쟁이었다면 그 후 6개월은 정전협정을 하듯 내가 등하원 주5회 홀로 다 하기 버거우니 적어도 주5회 10번을 등하원중 2회라도 남편에게 맡아달라 내가 말하면 남편이 수용하고, 내가 아침에 화장하고 머리할 동안 당신은 몸만 쏙~! 빠져나가지말고 워니, 쭈니 아침먹을 식판꺼내놓고 쭈니 유치원가방에 숟가락통과 수첩 챙기는거라도 하고 나가라~~ 말하면 남편이 수용하고 그렇게 협정기간을 갖은후둘사이에 삐거덕 거리던 육아와 가사분담을 조율후 복직 1년여만에 남편과 조율을 마치고 종전~!을 선언했다.남편도 나도 연고가 없는 지역에와서 다시 말해 우리를 도와줄 친인척이 전혀~~없는 곳에서 9살, 4살 두아이를 키우며 맞벌이를 하다보니 남편과 나의 대화에 "육아와 가사의 주전과 써포터", "육아, 가사 분담전쟁"~에서의 정전협정 및 종전선언 이라는 단어들이 등장하곤했다.. ㅋ 하아~~~ 부부의 대화에서 "육아와 가사의 주전과 써포터 구분을 없애야하고 너도 나도 주전이다~! "라는 대화가 오가야한다는게 참~~씁쓸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매일같이 아침저녁으로 아이들을 케어하는 맞벌이부부의 동동거리는 일상은 때론 치열한 스포츠경기가 되기도 하고 때론 둘사이에 심각한 교전도 벌어지곤했다. 써포터처럼 한걸음 물러서서 가끔은 방관하던 남편이 내가 복직후 1년여가 지난 지금은 훌륭한 주전 선수가 되어 육아,가사의 최전방에서 맹렬하게 뛰어주니 워킹맘인 나의 피로도가 한결 해소됨을 느끼는 요즘이다. 남편 역시 나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던때보다 알아서 육아와 가사에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임하다보니 나에게 잔소리를 안들어도 되고 본인 스스로도 뭔가 체계가 잡혀가는건지 요즘 한결~ 안정된 일상들을 보내고 있다.내가 다시 워킹엄마 될때 9살,4살이던 두 아이들은 2019년 11살, 6살이 되었고육아와 가사에서 마치 선심쓰던 도와주던 써포터처럼 서성이던 남편은 어느새 육아,가사에서 나와 같이 주전으로 뛰고있는 지금.이런 나날들이 지난후 남편과 꼭 함께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We are the champion!!!"그리고 나는 안다.남편과 내가 육아와 가사에서 주전으로 땀흘리며 뛰고 있는 시간들도 금방 지나가리라는 것을~~ 그 시간들이 지난후 선량하게 잘 자란 두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남편과 두 손 꼭잡고 퀸의 "We are the champion!!!" 목소리 높여 부를테다~~^^